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를 향해 "전청조에게 받은 고가의 선물을 피해자 구제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현희씨, 선물 받기 싫었다고 얘기했으니 이제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전부 다 반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김 의원은 전청조를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대다수 피해자들은 제2, 제3 금융권을 통해 대출받아 당장 내야 할 이자 걱정에 잠도 못 이루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남현희씨에게 답변을 요구한다. 차량, 명품 등을 팔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차량 번호와 찍은 일자를 인증해 달라. 피해자들은 (남씨가) 차량과 명품 등을 팔았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31일 또 다른 글에서 "남씨가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본인도 원치 않은 명품 모두 피해자 구제에 먼저 사용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혹시 전씨를 고발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이유가 '모른다'고 강조하면 본인 것이 되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눈물이 묻은 명품을 갖고 싶기 때문은 아니겠지요"라고 반문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르면 범죄수익이나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은 몰수할 수 있다. 중요한 지점은 남씨가 전씨의 범행을 알고도 범죄 수익으로 산 선물을 받았는지 여부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9조에 따르면 범인 외의 자가 범죄 후 그 정황을 알면서 재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몰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 권리를 존속시킨다고 명시하고 있다.
남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명품으로 치장하는 게 적응 안 됐는데, 상위 0.01% 고위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옷을 명품으로 꼭 입어야 한다고 했다", "(전씨가) 차도 고가의 차를 타야지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제가 거부하면 전씨가 쇼핑하고 세팅을 해 놨다" 등 주장을 했다.
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품 가방이나 벤틀리 등 고가의 선물 사진을 올린 이유도 전씨가 원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남씨는 아직 해당 선물을 갖고 있다며 "저는 전부 다 돌려주고 싶다. 처음부터 욕심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씨는 30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소?고발된 사기 사건으로 금전적 이득을 얻은 게 있냐는 질문에 "있다"고 고백했다. 다만 액수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또 자신이 유명 그룹의 혼외자이자 재벌 3세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 남씨가 자신의 정체를 지난 2월 이미 알았다고도 언급했다.
남씨는 자신도 전씨 사기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그는 31일 전씨를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며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전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도 경찰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경중을 판단해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남씨의 공범 여부도 확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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