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양자 센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3년간 축적한 양자 기술력과 인공지능(AI)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양자 센싱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양자 센싱 기술이 적용된 양자 라이다(LiDAR)를 활용해 부산항만 보안 관제 실증을 완료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양측은 부산 감천항 제2 부두에서 부두 침입 및 밀항 방지를 위한 관제 시스템을 운영했다.
양자 센싱은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춘 후 반사되는 빛을 감지해 사물과의 거리와 물성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빛의 최소 단위인 단일 광자 단위로 인식하는 단일 광자 포토 다이오드(SPAD)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SK텔레콤의 양자 라이다는 광자 단위 인식이 가능해 도로 위의 타이어나 어두운 밤 검은 옷을 입은 보행자 등 빛의 반사도가 낮은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빛의 파장을 분석해 가스 누출 여부와 농도, 종류, 위험성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8월 자동차안전연구원 기상환경 재현시설을 통해 안개가 자욱한 환경에서의 탐지 거리를 측정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탐지 거리가 최대 7배 이상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항만의 경우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는 등 기상환경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악천후 상황에서도 정확한 탐지가 가능한 라이다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이번 실증을 통해 강한 햇빛과 폭우 등 기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으로 복구하는 안정화 및 자가 진단 기술에 대한 검증도 마쳤다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실증을 통해 검증된 장거리 양자 라이다의 상용화 제품이 출시되면 부산항 내 보안 및 안전 강화를 위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비전 AI 기술을 적용해 물체의 종류를 판별·분류하고 추적하는 기능까지 추가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우선 군의 경계 시스템이나 차량 내 음주 측정 기술 시장에 진출할 것을 검토 중이다. 양자 센싱 시장은 연평균 37%씩 성장해 2030년 6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이번 실증을 통해 SK텔레콤이 개발한 양자 라이다의 차별화된 성능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톱 수준의 양자 기술과 AI 역량을 활용해 양자 센싱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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