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진행했다. 이날 환담은 공식 회담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처음 소통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오전 9시 42분께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례로 악수했다. 특히 이 대표에게는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짧게 악수했다.
이 대표는 얼굴에 옅은 미소만 띤 채 윤 대통령 인사에 따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도착 전 김 대표가 단식과 관련 "상당 기간 무리를 했으니 사후관리를 잘해야 한다", "단식하면 본인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더 애가 탄다"는 당부에도 고개만 끄덕였었다.
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의장님께 감사하다. 여야, 정부가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저희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국회가 요청하는 자료를 충실하게 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의장이 되고 나서 이렇게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 또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환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생 문제와 관련해 각각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재명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고 이야기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뒤 입장한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이 대표와 웃으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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