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의 공동·숙박시설에서 빈대가 출몰해 피해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방제 방안 등 대책을 논의했다.
31일 정부는 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회의에서 공동 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관리 및 방제 방안을 공유하고, 빈대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계 공통종인 빈대는 먹이를 먹기 전의 몸길이는 6.5∼9mm이며, 몸 빛깔은 대개 갈색이다. 주로 실내에 서식하는 빈대는 야간에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며 피를 빨아먹고,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으나 몸에 많은 개체가 발생하면 수면 부족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960~1970년대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 DDT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 대대적인 작업을 벌인 끝에 현재에는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가 공공시설 등에서의 '빈대' 폭증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빈대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대구 계명대의 신축 기숙사에서는 영국 학생이 머물던 방 침대 매트리스에서 빈대가 나와 다른 학생이 물리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학생은 "간지러움, 두드러기, 고열로 대학병원 염증 수치가 400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호소했고, 이후 대학 측은 긴급 방역에 나섰다.
이외에도 23일 경기 부천 365콜센터에는 "고시원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내용의 민원 전화가 접수돼 시가 조치에 나섰으며, 앞서 지난 13일 인천 서구 사우나에서도 살아 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돼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빈대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질병청은 다음 달 1일부터 공항 출국장과 해외 감염병 신고센터에서 프랑스, 영국 등 빈대 발생 국가 출입국자와 해당 국가에서 화물을 수입하는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해충 예방수칙을 안내하기로 했다.
해외 유입 동향을 파악해 위생해충 예방 홍보 대상 국가를 수시로 조정하고, 빈대 등 위생해충의 유입을 차단하는 검역소 구제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빈대에 물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부의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에 따르면 우선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른 치료법과 의약품 처방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빈대로 인한 반응 시간은 사람마다 달라 최대 열흘이 걸릴 수 있다.
집이나 공동 숙박시설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침구류 등 틈새를 살펴봐야 한다. 빈대의 부산물, 배설물 같은 흔적이나 노린내, 곰팡내가 나는 지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빈대를 발견했다면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한번 방제했더라도 알이 부화하는 시기를 고려해 7∼14일 지나 서식지 주변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또한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을 폐기할 경우에는 빈대가 새로운 장소로 유입되지 않게 방제 후 버려야 한다.
아울러 여행 중 빈대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면 여행용품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용품을 밀봉 후 장시간 보관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직물류는 건조기에 처리하는 게 좋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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