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신생아특례대출 목표 금액이 26조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집값을 반등시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3분의 2 규모다. 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보다도 최대 3%포인트 이상 낮은 데다 대출한도는 5억원으로 같아 내년 집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예산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체 구입자금 대출 예상액 34조9000억원 중 신생아특례대출 구입자금으로 26조6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에서 8조7670억원을 직접 융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시중은행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하되 국토부가 이자 차액을 지원해 직접 융자 방식과 같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정책금융상품으로, 9억원 이하인 주택을 구입할 때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자산 5억6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지원 대상이며 소득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금리는 대출 실행 후 5년간 유지된다. 대출을 받은 다음 아이를 낳으면 금리는 한 명당 0.2%포인트 더 내려가고, 금리 적용기간은 5년 추가된다. 특례보금자리론과 대출한도는 같으면서도 금리가 소득에 따라 최대 3.35%포인트까지 낮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9조6000억원이 투입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단되기 직전 금리가 연 4.65~4.95%로 신생아 특례대출보다 높았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 대비 지원 대상의 폭이 좁아졌다. 출산 여부와 자산·소득 기준 등은 특례보금자리론에는 없었던 조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장 대출을 받아갈 수 있는 지원대상자수가 (특례보금자리론처럼)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혼인 여부에 관계없이 출산을 기준으로만 지원 대상을 판단하다보니 '부정수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주택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혼인신고를 미뤄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정책처는 "부부중 한 명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야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출산하면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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