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카드 결제액이 10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7~9월) 0.6% 성장한 데 기여한 민간소비가 4분기(10~12월)에도 회복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31일 기획재정부가 여신금융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2조9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달(2조8200억원)보다 800억원가량 많은 규모다. 이달 일수가 31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간 기준으로는 약 2조4800억원 많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이달 카드 결제액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기재부는 이틀을 시차로 두고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카드 결제액을 매일 받아보고 있다. 민간 소비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신속한 정책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집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 흐름이 유지된다면 이달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2조9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의류 소비가 늘었고, 그 결과 백화점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지난 2분기(4~6월)에 석 달 연속 2조9000억원을 웃돌다가 7월과 8월 각 2조8800억원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추석 특수가 겹치면서 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3조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25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5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업체와 온라인 업체 매출은 각각 7.2%, 12.0% 증가했다. 추석 명절 선물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10.2%), 백화점(3.1%), 편의점(8.5%), 준대규모점포(11.3%) 등 오프라인 업체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오프라인 업체 매출을 품목별로 보면 식품(16.2%), 서비스·기타(4.9%) 부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소비 회복 흐름이 유지된다면 11월 카드 결제액은 10월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면서 11월 소비가 급격히 위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2조8700억원이었다.
다만 고물가가 지속되고,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누적되면서 소비가 다시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유가·금융 불안정성, 미국의 금리 결정 등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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