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부풀리기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금융감독당국 안팎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정밀감리에 돌입했다. 정밀감리란 금융감독당국이 심사 중 법규 위반 가능성이 높은 사안을 발견해 실시하는 감리를 뜻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IPO를 앞두고 지난 4월부터 재무제표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사업을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하나의 계약을 둘로 나눈 뒤 각각을 매출과 비용으로 계상하는 식으로 분식회계를 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와 100%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 운수회사(택시기사) 등을 엮어 삼각 구조로 택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택시기사의 ‘카카오T’ 가맹 계약은 케이엠솔루션이 담당한다. 택시 외관이나 뒷자석 화면을 통한 광고·마케팅 업무 제휴계약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와 체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하면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기사간 서로 주고받는 돈이 발생한다. 택시기사는 운임의 20%를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수수료(로열티)로 지급한다. 케이엠솔루션은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라 이는 고스라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에 들어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별 광고 노출과 데이터 등에 대한 대가로 운임의 16~17%를 택시기사에 준다. 최종적으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택시기사 운임의 3~4%가 남는 구조다.
금감원은 이 경우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임의 3~4%만 매출로 잡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4%만 남기고 택시기사에게 로열티를 환급해준다는 시각이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택시기사 로열티(운임의 20%) 전체를 매출로 계상해왔다. 가맹계약과 업무제휴 계약은 별도라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에 지급한 운임의 16~17%는 비용으로 계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케이엠솔루션은 가맹 택시를 관리하는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광고·마케팅 계약은 가맹 외 사업에도 활용된다”며 ”별도 계약으로 처리하는 것이 회계원리와 경제적 실질에 부합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 최종적인 이익은 동일한 와중 매출만 부풀려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릴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르면 내년 초 감리를 마무리해 감리위원회에 카카오모빌리티 사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받는지 여부와 제재 수위 등은 감리위 심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당국과 업체의 시각차가 뚜렷해 계속 평행선을 달린다면 카카오모빌리티의 IPO가 그만큼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그간 카카오모빌리티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등 지적을 받지 않은 만큼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사의 시각을 충분히 소명하려 할 것”이라며 ”과징금을 비롯한 징계 결정이 나올 경우 행정소송 등 대응에 나설 수 있어 IPO가 상당 시일 연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이주현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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