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31일 공개한 ‘2024년 조세지출예산 분석’에 따르면 내년도 조세지출 항목은 총 276개, 전체 지출액은 역대 최대인 77조114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으로 올해(69조4988억원)보다 11% 증가한다. 내년에 많이 늘어나는 조세지출은 투자세액공제(올해 대비 증가액 3조6000억원), 자녀장려금(5000억원), 근로장려금(4000억원), 연구개발비 세액공제(2000억원) 등이다.
조세지출은 각종 비과세, 세액 감면을 뜻한다. 정부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예산지출과 달리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비과세 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으로 간접적인 재정지출이다. 조세지출마다 수혜자가 있기 때문에 한 번 혜택을 주면 줄이기 어렵다. 이에 따라 건전재정을 위해서는 방만하게 운영되는 조세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조세지출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6.8%, 2021년 7.7%, 2022년 11.4% 증가했고 총지출이 6.4% 감소한 올해도 조세지출은 9.4% 늘었다.
조세지출이 증가하면서 국세감면율(조세지출과 국세수입의 합계 대비 조세지출 비중)은 올해 13.9%에서 내년에 16.3%로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도 법정한도(14.0%)를 넘는 것이다.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는 직전 3년간 평균 국세감면율에 0.5%포인트를 더한 수치다. 국가재정법은 국세감면율이 한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조세지출에 대해 “연례적인 일몰 기한 연장에 따라 세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일몰에 따라 종료가 예정된 조세지출 71건 중 65건(91.5%)이 연장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조세지출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면 국가 재정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최소화, 조세특례 심층 평가를 주문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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