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 시장에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에서 대장 아파트로 꼽힌 단지였지만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단 분석이다. '완판'도 이전 단지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이문 아이파크자이는 78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만328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6.87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102㎡P로 130대 1(1가구 모집에 130명)의 경쟁률이 나왔다. 하지만 17개 면적대 가운데 3개 면적대는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전용 59㎡E·84㎡D·84㎡E 등이다. 이날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를 포함해 모집 가구수의 500% 이상을 채워야만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다.
앞서 진행됐던 특별공급도 예상에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549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4001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7.28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낸 이유는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이 단지 평균 분양가는 3.3㎡당 3550만원이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 기준, 특화설계 제외)는 △59㎡ 10억892만원 △84㎡ 13억229만원 △99㎡ 15억7783만원 △102㎡ 16억7246만원이다.
앞서 이문동에서 분양했던 단지들보다 가격이 더 높아졌다. 지난 8월 분양한 '래미안 라그란데'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0억9900만원, 지난 4월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9억7600만원이었다. 6개월 만에 3억2000만원가량이 치솟은 것이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들 가운데 일부는 "분양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높았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10억원부터 시작하는데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지만 분양가가 반년 새 3억원 이상 오르는 등 일부 예비 청약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완판'까지도 상당 시간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월 청약한 '래미안 라그란데'는 1순위 청약에 3만7000여명이 몰렸는데 계약을 마치는 데까지는 3주가 소요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문 아이파크자이가 래미안 라그란데보다 청약자 수가 적고 가격이 더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판까지 시간이 더 걸리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한편 이문 아이파크자이는 이날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8일이다. 계약일은 20일부터 24일까지다. 계약금 10%, 중도금 70%, 잔금 20% 조건으로 진행된다. 입주는 1·2단지가 오는 2025년 11월, 3단지는 2026년 5월 예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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