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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겨울이 일찍 찾아왔고,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이 상당기간 실적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간 갈등과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 중국 현지 기업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 중국 판매 부진이 애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구글의 반독점 소송 재판에서 제기된 애플에 대한 구글의 비용 지급 문제도 애플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애플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WSJ은 애플 주가가 지난 8월 3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1% 하락해 약 4000억 달러의 가치가 날아간 점에 주목했다. 애플이 그동안 가을 시즌에 새로운 아이폰을 포함해 매년 최대 규모의 제품을 출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7~9월)히, 애플 주가가 매년 6월에 열리는 세계 개발자 회의(WWDC)와 10월 말쯤 발표되는 3분기 실적 사이에 하락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일 발표되는 애플 실적에는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량이 반영된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새롭고 잠재적인 장기적인 위협에 직면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 아이폰 신제품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화웨이의 신제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아이폰15 수요를 빨아들였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5G 속도에 필요한 칩을 공급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5G 속도를 지원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은 출시 후 보름 만에 150만대가 팔려나가는 등 현재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지난주 “아이폰 15의 출시 판매량이 아이폰14 시리즈보다 낮았다”며 “같은 기간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1%포인트 하락했지만, 화웨이는 9월에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4%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애플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을 깜짝 방문해 애플스토어와 공장을 방문하고 정부 관계자를 만나기도 했다. 당시 쿡은 “이번 여행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며칠 뒤 애플의 중국 내 최고 제조 파트너인 폭스콘이 정부 당국의 세금 밑 토지 사용 조사를 받게 됐다.
WSJ는 오는 2일 발표될 애플의 3분기 보고서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애플이 12월에 끝나는 올해 마지막 분기의 아이폰 판매 동향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애플은 코로나19 이후에는 일부 의견만 제공할 뿐 실적 전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팩트셋 추정치에 따르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은 주목할 만한 회복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4분기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도 애플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WSJ은 이와 함께 애플이 매년 구글로부터 받는 수십억 달러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애플 기기의 기본 설정으로 만들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구글 측에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주장을 지속해서 제기해왔으며, 실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현재 8주째에 접어든 이 재판에서 지난 30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 측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올해 구글로부터 받는 자금은 1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애플 주당 순이익의 약 17%를 차지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WSJ은 “애플의 수익원이 당장 위협을 받지는 않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이 수익원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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