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역술인 천공이 주장한 내용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며 천공의 과거 유튜브 강연 영상을 재생했다.
그는 "천공이 지난 8월 22일 강의에서 경기도와 서울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마 했는데 또 천공입니까"라며 "김기현 대표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서울 경기도 통폐합 주장이 참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습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다. 모두 우연이고 그저 사실이 아닌 오해이기를 바란다"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가 무속인을 철석같이 믿고 무속인 말에 따라 나라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라고 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포 서울 편입'도 천공 지령? 기준도 근거도 아직 명확지 않다"며 "그런데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천공의 머리에도 똑같은 생각이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천공은 줄곧 '경기도 서울 통합론'을 밀고 있다. 오늘 정부·여당이 발표한 메가시티 서울론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며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 한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앞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도 '천공 개입설'을 주장했었다. 경찰은 관저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을 수사한 결과, 이 같은 주장은 허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번 '메가 서울' 구상에 대해 재차 '천공'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여권에서는 '메가 서울'이라는 의제를 선점하지 못한 민주당이 '무속 프레임 씌우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수도권 표심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지 못해 찬반 입장을 내지 않은 민주당이 음모론부터 제기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지역의 요구에 따라 '김포'의 서울 편입이라는 구상이 발표되었는데,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태도일 텐데도 일단은 '무속' 프레임 씌우기에 급급한 모양새"라며 "상당히 속이 타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늘어진 레코드판과 같은, '탄핵'과 '천공' 주장 말고, 좀 신선감 있는 소재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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