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1일 14: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도 호재가 있는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큰손’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NPL(부실채권) 계열사인 하나에프앤아이는 오는 8일 1590억원어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서 4460억원의 주문을 받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이자 부담도 낮췄다. 특히 2년물과 3년물은 이 회사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 대비 4~10bp(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발행된다.
신용등급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대거 주문을 넣었다는 관측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7일 하나에프앤아이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A’인 신용등급이 ‘A+’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로 하나에프앤아이의 자본 적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NPL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도 신용도 상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00억원 모집에 637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해 지난달 25일 176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오르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조선업이 초호황 사이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수주잔고의 양적 및 질적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 전망이 달린 평택에너지서비스(A)도 지난달 25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1년6개월물 200억원에 27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완판에 성공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비 등락 등 사업환경 변동에도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등급 상향 가능성은 기관투자가에게 자금을 투입하게 하는 긍정적인 조건이다. 신용등급이 오르면 투자 안정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회사채 가격 상승으로 투자 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커지면서 신용도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도 상향 호재가 있다는 건 기업 실적과 재무 안정성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거나 산업 사이클이 대외환경에 우호적인 업종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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