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기획단, 출범부터 '친명' 논란…비명계 '반발'

입력 2023-11-01 17:08   수정 2023-11-01 17:09



더불어민주당이 1일 총선 밑그림을 그릴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계파 간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당을 통합하는 '인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탕평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명계에서는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당헌·당규상 15명까지 임명할 수 있는 총선기획단 가운데 13명을 구성했고 2명을 추후에 임명할 예정"이라며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지향성과 방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기획단 단장을 맡은 조정식 사무총장과 정태호(민주연구원장)·김성주(정책위 수석부의장)·한병도(전략기획위원장)·김병기(수석사무부총장)·한준호(홍보위원장)·이재정(전국여성위원장)·전용기(전국청년위원장) 등 현역 의원 8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됐다.

이날 임명된 나머지 5명 위원에는 비례대표인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최택용 부산 기장 지역위원장, 박영훈 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장윤미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친명 색채가 가장 두드러지는 위원은 최택용 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검찰독재 부역자들'이라고 비난하며 "당내 청소에 나서자"고 주장한 바 있다.

장현주 변호사와 장윤미 변호사는 김어준씨와 김용민씨 등 강성 친야(親野) 성향의 유튜버 방송에서 주로 패널로 활동해온 인사들이다.

신현영 의원은 계파색이 옅지만, 지난해 10월 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명지병원 재난의료팀의 닥터카를 적법한 자격 없이 탑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영훈 부의장은 원외 청년 몫이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당내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총선기획단 인사가 발표되자 '이재명 대표의 앞과 뒤가 다르다'고 즉각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말은 무게가 다르다. 지켜져야 하며,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키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 사과라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며 이 대표가 '통합'을 당무 복귀 일성으로 발표한 점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오늘 나온 총선기획단 구성은,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총선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에 대해선 "당헌 80조를 위배한 분이시다. 본인 의사대로, 지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사태 책임을 져야 할 분이며, 사임해야 하는 분"이라며 "누구 사표는 받고 누구 사표는 받지 않는다, 이 대표님의 사표 수용 기준은 친명인가 아닌가입니까?"라고 했다.

그는 "오늘 총선기획단 인선을 보고도 통합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며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말속에는 통합이 아니라 내 맘대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인가요? 친명계 사당화가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요?"라고 분개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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