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4주년 기념식에서 “시대가 변해도 기술 선도는 삼성전자 최고의 가치이며 품질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언제나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확보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이어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기 쉽다”며 “삼성전자에 내재된 도전·혁신 DNA를 발전시킬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 개척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기존에 잘했던 사업에만 머무르지 말고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을 적극 확대해가자”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시스템을 혁신해 경영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자”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처럼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에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후 창립기념일을 11월 1일로 바꿨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302조2314억원으로 출범 당시(300만원)의 1억74만3800배로 늘었다. 지난해 말 국내외 임직원 수는 27만372명으로 출범한 첫해 직원 수(36명)에 비해 7510배나 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도 이날 각각 기흥사업장과 수원사업장에서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기념사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신기술에 도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기념사를 통해 “끊임없는 혁신으로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은 이날부터 2주간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관계사 임직원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나눔위크’ 캠페인을 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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