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국내 특수화학소재 기업인 송원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세계 2위권 산화방지제 제조사인 송원산업의 글로벌 판매망과 경쟁력을 확보해 본업인 정유 및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보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송원산업 인수를 위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돼 본실사 준비에 들어갔다. 거래 대상은 박종호 회장의 개인회사인 송원물산 및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35.65%다. 매각 측은 이 지분 가격으로 3000억원대 중후반을 요구하고 있다. 송원산업 시가총액이 이날 42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1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희망하는 것이다.
에쓰오일 외에도 산화방지제 분야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SI그룹, 국내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PE), 산업기계 제조사 심팩 등 다섯 곳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인수 후보들은 다음달 초까지 실사를 마친 후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산화방지제 시장 규모가 올해 93억달러에서 2030년 174억달러까지 매년 9.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지난해 매출 1조3295억원, 순이익 1319억원을 거뒀다.
매각 측과 인수 후보들은 적정 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송원산업의 매출은 784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4%,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70% 감소했다. 코로나19 시기 공급망 문제로 치솟았던 제품 가격이 최근 정상화하고 있고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 경기가 침체하면서 실적이 꺾였다. 일부 후보는 2000억원대 가격을 예비입찰에서 적어냈다가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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