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은 미국 캔자스에서 좋은 부모를 만나 선한 영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갱단과 함께 자랐다면 어땠을까요.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AI의 좋은 부모가 돼야 합니다.”
피터 다이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재단 회장(사진)은 1일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AI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며 “‘좋은 AI’를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헬스 테크, 우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번 이상 창업한 연쇄 창업가다. 그가 설립한 엑스프라이즈재단은 세계적인 비영리 재단으로, 인류의 공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과 함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창업 전문 교육기관 싱귤래리티대를 세워 학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AI 문명의 만개, 도전과 응전’을 주제로 이날 특별 강연에 나선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기술 가운데 AI가 가장 큰 파괴력을 지녔다고 단언했다. 이미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생성 AI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의 챗GPT는 의사, 변호사, 경영전문대학원(MB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보다 더 나은 점수로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오픈AI를 시작으로 구글, 메타 등 빅테크는 물론 네이버, LG 등 국내 기업도 생성 AI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는 “올해 AI 투자 금액은 1540억달러(약 209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AI는 우리 삶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사회 전 분야에서 인류에게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AI는 건강과 보건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다”며 “누구나 쉽게 최고의 의사로부터 진찰받고 학업 성적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앞으로 10년간 우리에게 닥칠 변화는 지난 100년간 일어난 변화와 맞먹는다”며 “우리 사회와 정부, 문화는 이런 변화에 맞닥뜨릴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AI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허위 정보, 가짜뉴스 등을 꼽았다.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위협이다.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의 시대가 오면 AI는 인간에게 실존적 위험이 될 수 있다”며 “AI를 잘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등 모든 업계가 협력해 안전하고 알맞은 AI 학습용 데이터 세트를 개발하는 것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기업이나 개발자가 AI 모델을 만들 때 위험성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AI에게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모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승우/정희원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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