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교육 보조용 기술)는 학생들을 능동적인 학습자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이지만, 그 효율성에 매료된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에듀테크에 의존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습계획을 세우도록 격려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입니다.”
김요섭 광수중학교 교사는 2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에듀테크의 시대에는 데이터를 모으고 해석해 자신의 수업에 적용하는 능력이 교사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교사는 신민철 대구월촌초등학교 교사, 김성은 군산초등학교 교사와 함께 ‘에듀테크 프리뷰:교육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세션의 발표자로 연단에 올랐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세 교사는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와 학업 성취도가 크게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신 교사는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로 아이들이 몰입할 요소가 되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는 반드시 좋아진다”며 “교사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내주고, 피드백을 제공하면 사고력 개선도 함께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테크가 단순히 효율적인 학습수단이 되어, 학생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해선 안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한 만큼, 찾아낸 정보를 검증하는 태도를 키워야 진정한 의미의 ‘AI 활용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성은 교사는 지구의 자전을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쳤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생성 AI를 활용해 자전과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고 영상과 퀴즈를 제작하도록 한 뒤 각자의 아파트에서 태양의 시간별 위치 변화를 관찰해 발표하도록 했다. 김성은 교사는 “교과서를 몇 줄 읽고 암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정답을 찾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자 학생들이 ‘지구가 진짜로 움직이는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생성 AI를 비롯한 첨단 에듀테크는 일부 시범학교와 자발적인 시도에 나선 일부 교사들만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 활용을 늘리기 위해 한국형 에듀테크 종합 플랫폼인 AI 디지털 교과서를 2028년 전 과목 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날 세션의 사회를 맡은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실 국장은 “AI 디지털 교과서는 단순한 전자책을 넘어 학생들에게는 맞춤형 학습 자료, 교사들에겐 학생에 대한 분석 데이터, 학부모에겐 자녀의 학습 현황과 성취를 제공하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사들의 에듀테크 활용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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