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2일 15: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7년까지 전구체 생산 능력을 연간 5톤에서 21만톤으로 확대하겠습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사진)는 2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 자금으로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전구체 자립도를 높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친환경 배터리 시장 성장으로 전구체 수요가 2027년까지 연평균 30%의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전체 전구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니켈 전구체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9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총 1447만6000주를 공모해 최대 6400억원을 조달한다. 희망공모가는 3만6200원~4만4000원으로 시가총액은 2조5700억~3조1300억원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최근 2차전지주가 급락하면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2차전지 업종 전반이 조정받고 있지만, 성장 전략이 뚜렷한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가격도 저희 입장에선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추가 공장 등 설비투자와 원재료 매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전기차와 이에 따른 전구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대량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전 단계의 원료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만큼 배터리 원가의 약 20~30%를 차지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18년 전구체 1공장을 시작으로 2021년 원료 1공장을 준공했다. 2022년엔 전구체 2공장을, 2023년엔 원료 2공장을 준공했다. 영일만 산업단지 내 약 12만㎡ 부지에 전구체와 원료 3, 4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3공장은 2025년 1월, 4공장은 2025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생산능력의 확대와 함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출은 2018년 569억원에서 지난해 6652억원으로 연평균 84.9% 성장했다. 전구체 생산능력은 같은 기간 7200톤에서 2만8333톤으로 약 4배 늘었다.
에코프로는 2006년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A 전구체를 개발했고 2014년 세계 최초로 NCM811 전구체, 2016년 세계 최초로 NCM9½½ 개발에 성공하며 전구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NCM 매출 비중은 약 85%, NCA 매출 비중은 약 8%, 고순도 황산니켈 및 코발트 등 원료 및 차세대 전구체 비중은 7% 수준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전구체의 95%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황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으로 국내 배터리 소재의 자급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연간 5만 톤의 전구체 생산 CAPA를 2027년까지 21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외부 판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전구체의 상당량을 현재 에코프로비엠이 소비하고 있지만 2027년에는 외부 판매 비중을 40~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원재료를 활용한 RMP 공정과 전구체 생산(CPM) 공정을 통합한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RPM 공정은 순도가 낮은 중간재를 투입해 고순도의 황산 메탈을 제련하는 공정이다. 타사의 제련 공정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RMP 공정을 거치면 광산에서 생산되는 중간재 원료뿐 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1차 정제된 원료에서도 고순도 전구체 원료 생산이 가능하다. 에코프로 가족사인 에코프로씨엔지등 국내 폐배터리 리사이클 업체와 협업해 자원의 해외 유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전구체 업체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미래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세대 전구체에 대한 개발을 지속해 전구체 시장 내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3일까지 수요예측을 받고 오는 6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8~9일 일반청약을 거쳐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