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중국공산당의 우수한 당원이자 오랫동안 갖가지 시련을 겪은 충성스런 공산주의 전사, 걸출한 프롤레탈리아 계급 혁명가,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 국무원 전 총리인 리커창 동지의 시신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화장됐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2일 오전 바바오산 혁명공원 예당은 장엄하고 엄숙한 채 슬픈 곡조가 맴돌았다"며 "예당 위에는 검은 바탕에 '리커창 동지를 침통하게 애도한다'는 흰색 글자가 적혀 걸렸다"고 설명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에서 리 전 총리 시신은 검은 정장 차림에 안경을 썼고, 흰색 침구 위에 누워 있었다. 시신은 붉은색 중국공산당 깃발로 덮였고, 주변엔 화초가 둘러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전 9시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리 전 총리 시신 앞에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한 뒤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어 리창 현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한정 등 당정 지도자들이 묵념했다.
리 전 총리와 함께 중국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계를 이끌었던 후진타오 전 주석은 추모 화환을 보냈다.
통신은 리 전 총리가 지난달 26일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진 뒤와 자정이 조금 지나 별세한 이후로 시 주석 등 현직 최고 지도부와 후 전 주석이 병문안을 가거나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장례가 지난해 말과 2019년 7월 각각 엄수된 장쩌민 전 주석, 리펑 전 총리의 영결식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장례 소식 발표 후 리 전 총리 생전 정치활동 사진과 생평(生平·평가)을 별도 항목으로 소개했다. 생평은 지난달 27일 발표된 리 전 총리 부고문보다 2배가량 분량이 늘어난 5227자 짜리였다. 늘어난 분량은 대부분 부고문에선 간략히 처리됐던 리 전 총리의 업적을 항목별로 보다 상세히 소개하는 내용이었으나 가장 말미에 추가된 434자 길이의 한 문단은 생평을 위해 새로 작성됐다.
리 전 총리가 재임 시절 종종 시 주석 등과 다른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표현이 그의 별세를 계기로 해외 언론 매체 등에서 '당내 이견'이 부각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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