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e스포츠가 3년 연속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 진출에 도전한다. 국내 LoL 프로리그 LCK 1번 시드인 젠지는 3일 중국리그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와 2023 롤드컵 8강 대결을 펼친다. 젠지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롤드컵 4강에 진출했다. 오늘 승리하게 되면 4년 연속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두 팀의 대결은 오늘 오후 5시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젠지 입장에선 BLG에 갚아줄 빚도 있다.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BLG에게 패해 최종 결승 진출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와는 달리 젠지에게 흐름이 좋은 상황이다. 젠지는 스위스 스테이지를 3승 0패, 그것도 세트 패 하나 없이 전승으로 통과했다. 반면 BLG는 스위스 스테이지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서 3승 2패로 간신히 8강에 올랐다. 지난 LPL 여름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으나 플레이오프부터 롤드컵 무대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팀 대결의 승부처는 탑 라인이 될 전망이다. BLG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빈’ 천쩌빈을 젠지의 ‘도란’ 최현준이 막거나 뚫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MSI 두 팀의 맞대결에서도 젠지는 탑에서의 균형이 무너지면 게임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MSI 1세트에는 빈이 잭스를 잡아 5킬 2데스 2어시스트를 기록한 반면 최현준이 0킬 5데스로 밀리며 게임이 27분 만에 끝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최현준은 충분히 빈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를 기준으로 최현준은 킬과 어시스트를 데스로 나눈 값인 KDA가 11.3으로 탑 라이너 중 압도적 1위다. 2위인 징동 게이밍의 369는 5.2에 그쳐 두 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빈은 4.5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최현준은 평균 킬도 3.5로 높지만 평균 데스가 1로 매우 낮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빈의 경우 평균 킬은 4.1로 1위지만 평균 데스가 1.6으로 최현준에 비해 높다. 물론 빈의 지표도 매우 준수한 편이다.
밴픽에선 잭스와 럼블이 핵심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빈의 잭스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만큼 젠지가 내주지 않거나 먼저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빈은 이번 롤드컵에서도 잭스로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최현준 역시 잭스를 꺼내 1승을 거둔 바 있다. BGL는 최현준의 럼블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 최현준 이번 대회 T1과의 경기에서 럼블로 활약했을 뿐 아니라 빈이 럼블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빈은 현재까지 공식 대회에서 럼블을 사용한 기록이 없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아직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젠지는 올 한해 LCK 봄과 여름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LCK를 제패했다. 지난 2022 여름부터 무려 3연속 LCK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MSI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국제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선 현재까지 무실세트를 기록하며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젠지가 오늘 BLG를 잡는다면 4강에선 중국 4번 시드인 웨이보 게이밍(WBG)을 만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