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했지만 매각 과정은 험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명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대기업이나 외국회사에 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로 거론된 티웨이항공은 인수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 남아 있지만 이들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LCC 대표는 “화물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소형화물을 나눠 운송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를 보유해야 한다”며 “미주와 유럽 노선이 없는 LCC들은 현재 대부분 대형 여객기가 없다”고 말했다.
화물기뿐 아니라 여객기 좌석 아래 승객의 짐을 싣고 남는 공간에 항공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를 보유해야 원활한 화물운송 사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노선별 화물 매출은 미주 44%, 유럽 23%로 두 지역을 합하면 70%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현재 항공화물 사업자인 에어인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인수 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에어인천의 인수 능력에 의문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기 중 8기가 기령 25년 이상의 노후 항공기여서 인수 후에는 순차적으로 항공기 교체가 필요하다. 항공기는 기령이 30년을 넘으면 퇴역 조치해야 한다. 자본금이 72억원인 에어인천의 지난해 매출은 1079억원에 불과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 매출(2조9920억원)의 30분의 1 규모다.
국내 항공법은 외국기업에 항공사업 매각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C와 에어인천으로의 매각이 불발될 경우 국내 대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항공화물 사업을 하려면 항공면허가 필요한데, 이를 발급받는 데 통상 2년 정도 걸린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낸 시정조치 안에 적힌 화물사업부 매각 시한인 내년 11월까지 면허를 취득하기 만만찮다.
다만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면허 발급은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정부 의지에 따라서는 소요 기간을 단축해 면허를 발급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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