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따로 있다. 바로 미국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1921~1995)의 소설이다. 그는 1955년 <재능 있는 리플리씨>를 시작으로 1991년 <심연의 리플리>까지 다섯 편의 ‘리플리 시리즈’를 썼다. 그 5부작 세트가 최근 을유문화사에서 재출간됐다. 출판사 측은 “10년 만에 새로 완역했다”며 “새 번역은 하이스미스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영화화된 것은 첫 권인 <재능 있는 리플리씨>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나머지 책에서 이어진다.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한 살인이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한 살인으로 변했다는 것만 차이점이다.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로 꼽히는 리플리는 시리즈 내내 살인을 저지른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의 머릿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가 왜 그런 기행을 저지르는지를 이해시키고 그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도록 조종한다. 하이스미스는 2008년 ‘타임’지 선정 역대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 50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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