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사태 뱅크먼프리드 '유죄'…7개 혐의 최고형땐 징역 110년

입력 2023-11-03 18:31   수정 2023-11-04 00:55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31·사진)가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암호화폐업계의 워런 버핏’에서 세계적인 사기꾼으로 전락한 그는 110년 징역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미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2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 12명은 만장일치로 뱅크먼프리드의 사기, 공모, 돈세탁 등 혐의 7가지에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7개 혐의에 모두 최고형이 적용되면 뱅크먼프리드는 징역 1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최종 선고는 내년 3월 28일에 나올 예정이다. 뱅크먼프리드는 이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고,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FTX가 파산한 지난해 11월 전까지 고객 자금을 빼돌려 FTX 자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상환하고, 바하마의 고급 별장을 매입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그는 2019년 FTX를 설립하고 세계 3대 암호화폐거래소로 키웠지만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정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몰락했다.

FTX는 결국 대규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암호화폐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후 뱅크먼프리드의 연인이었던 캐럴라인 엘리슨 알라메다리서치 최고경영자(CEO),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시절 룸메이트였던 게리 왕 FTX 공동 창업자 등 최측근까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뱅크먼프리드의 형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그의 뇌물 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 최소 1억달러(약 1333억원) 상당의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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