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주가 폭등하는 역대급 불장에서 에코프로가 소외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에코프로가 카카오의 길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이틀(2~3일)간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22% 올랐습니다. 같은기간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도 각각 15%씩 올랐습니다. 이 기간 에코프로는 6.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시세를 주도하던 에코프로가 주춤하자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동생인 에코프로비엠이 질주하는데도 뒷걸음질 치는 것은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핵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이 상장돼 있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사업 회사인 에코프로비엠으로 쏠리고 있다”라며 “에코프로가 중복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증권업계가 에코프로의 과열에 부정적이지만,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에코프로 저격수’로 불리는 하나증권이 대표적입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에코프로비엠에 목표주가 44만6000원과 ‘매수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지난 8월 ‘비중축소’ 의견을 냈었습니다.
자회사 상장도 부담입니다. 전구체 제조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합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46억~3조3100억원입니다.
한 주주는 “퇴직금 3억5000만원을 주당 130만원에 투자했다. 손실이 너무 크다”라며 좌절했습니다. 다른 주주는 “1억7000만원 손실이다. 멘붕 상태”라고 했습니다.
주주들은 공매도 금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금지되면 1조원이 넘는 공매도 잔고가 환매수되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