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3일 07: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기 포천에 있는 36홀 골프장 몽베르CC를 동화그룹이 품는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대유위니아그룹은 몽베르CC 매각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은 중고차 매매단지를 운영하는 엠파크와 몽베르CC 매각 계약을 맺었다. 매각 금액은 3000억원이다. 잔금 지급 등 거래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엠파크는 한국일보사의 100% 자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사 동화기업의 증손회사다.
몽베르CC는 대중제와 회원제가 결합된 36홀 골프장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이 골프장을 2011년 370억원에 인수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지주사인 동강홀딩스와 계열사 스마트홀딩스가 대유몽베르조합을 만들어 골프장을 사들여 운영하고 있다. 몽베르 CC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 10여년간 골프장의 세세한 경영까지 직접 관여할 정도로 애정을 가진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전자 등 전자 계열사들의 부실로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전반으로 전이되자 이를 막기 위해 몽베르CC의 빠른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달께부터 복수의 원매자와 가격 협상을 이어왔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도 있었지만 그룹 재정난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거래 종결이 바로 가능한 곳에 매각을 결정했다.
몽베르CC는 유휴 부지에 7홀을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이를 고려해 매각 가격이 한때 3000억 중반대까지 논의됐으나 인수 대금 지급이 바로 이뤄져야한다는 조건 때문에 가격이 조정됐다. 엠파크는 계약 체결과 동시에 계약금으로 6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회원권 보증금을 비롯해 기타 부채들을 정리하고 나면 몽베르CC 매각으로 1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매각 대금은 위니아전자 등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 임금체불 변제를 위해 일부 사용하고, 오는 30일로 예정된 400억원 규모의 대유에이텍 전환사채(CB) 조기상환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남은 자금은 계열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일부 투입하고, 운영비용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몽베르CC 매각으로 대유위니아그룹의 자금난은 어느 정도 진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유위니아그룹은 경기 성남에 있는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연면적 2만8000㎡, 지하 2층~지상 21층 규모의 건물로 매각가는 1300억원 안팎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건물 역시 매각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옥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대유위니아그룹이 겪고 있는 자금 위기는 대체로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동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화학산업과 미디어산업으로 넘어 레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1948년 설립된 동화그룹은 목재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2017년 태양합성을 인수해 화학산업은 기틀을 세우고, 2019년 파낙스이텍(현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을 인수해 이차전지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중고차 매매단지를 운영하는 엠파크와 종합일간지 한국일보도 운영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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