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0개국 중 일본 근로자들의 웰빙 수준이 최하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며 자유로운 이직도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 근로자들의 웰빙 수준도 8번째로 낮았다. 일할 에너지를 잃은 ‘탈진’ 상태에 빠졌다는 응답률은 세계에서 4번째로 높았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연구기관 맥킨지건강연구소(MHI)는 최근 전 세계 30개국에서 3만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직원들은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 등 4개 부문에서 건강이 얼마나 좋다고 느끼는지 1부터 5까지 점수를 매겼다. HMI는 이중 점수가 4 이상이면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간주했다. 4개 부문 점수의 평균이 4 이상인 응답자들은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봤다.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좋다는 응답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일본이었다. 응답자 4명 중 1명 꼴인 25%만이 건강 상태가 좋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긍정적인 응답률이 낮았던 영국(43%)과 차이가 컸다.
일본 M&A 부티크 JIC의 로셸 코프 대표에 따르면 일본은 직원들의 만족도에 대해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일본 직원들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기업은 평생고용과 고용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이는 직원들이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도 이직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직장과 단기 계약을 맺는 일본 근로자들이 늘어나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48%로 8번째로 낮았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이 한국보다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률이 낮았다. 반면 긍정적인 응답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터키(78%)였다.
HMI는 직원들의 번아웃 지수도 측정했다. 일할 에너지를 잃은 탈진, 심리적 거리감, 인지 기능과 감정의 저하 등의 정도를 물었다. 한국은 탈진했다는 응답률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인도(62%), 일본(61%), 칠레(54%)에 이어 30개국 중 4번째로 높았다.
매일 오랜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직원들의 건강이 나빠지면 업무 성과도 향상하기 어렵다. MHI는 직원들의 건강이 낮으면 기업도 그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복 지수가 낮은 직원들이 이탈하기 때문이다. MHI는 S&P 중간 규모의 기업들이 직원 이탈로 인해 연간 2억2800만~3억5500만달러(약 3042억원~4736억원)의 생산성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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