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의 신청 없이 최장 1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는 '자동 육아휴직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이 "안정적인 육아 환경 조성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호응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자동 육아휴직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따뜻한 가정, 따뜻한 경제, 따뜻한 내일'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정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어 "자동 육아 휴직제를 도입한 국내 기업의 경우 휴직 비율이 2018년부터 매년 95%를 넘겼고, 임직원 100명 당 출생아 수는 2.05명을 기록하며 실질적 효과를 보였다"며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의하면 근로자의 34.2%가 육아휴직 신청에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출생으로 인한 업무 복귀 불안을 해소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사회문화 조성 등 실질적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저고위는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제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을 추진,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육아휴직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미사용 신청서'를 내게 해 최대 2년까지 부모가 아이 양육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은 한국이 여성 21.4명, 남성 1.3명이다. 관련 정보가 공개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9개 국가 중 사용자 수가 가장 적었다. 지난 4~10월 모성보호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 내용 중에서는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불리한 처우'(47건) 등 육아휴직 관련 신고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 한국의 낮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방증하고 있다.
또 자동 육아휴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고용보험료를 대폭 올리거나 막대한 정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 최대 60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재원 마련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육아휴직 혜택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자영업자 등의 반발도 과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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