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주식 시장의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증권주 등 국내 금융 업종에 대한 영향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단기 수급 동력(모멘텀)은 크지 않을지라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에 한해선 큰 수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6일 증권 산업 리포트를 내고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늘고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증권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업종의 지수가 현재 지수보다 15%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단 의미다.
주식 시장에서의 공매도 금지 방침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8년 금융위기 기간,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공매도가 제한됐었다. 직전 공매도 금지 기간은 코로나19로 증시가 불안정했던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였다. 이후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한 대형주들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했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 증시는 하방이 지지돼 증시가 오르고,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서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증권시장은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거래대금이 늘 전망"이라며 "증권사의 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전과 후 해당 기간의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을 비교해보면 2008년 17%(6조3000억→7조4000억원), 2011년 4%(9조→9조4000억원), 2020~2021년 178%(9조8000억→27조2000억원)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증권사는 금융 업종의 공매도 잔고 비중이 낮다면서 수급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 1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가 가장 높은 산업은 철강금속(1.3%)이다. 금융업, 증권, 보험은 각각 0.5%, 0.4%, 0.3% 수준으로 공매도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했다.
증권사들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키움증권 1%, 삼성증권 0.7%, 한국금융지주 0.5%, 미래에셋증권 0.5%, NH투자증권 0.1% 순으로 높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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