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부담을 줄여주는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생활가전 로봇청소기의 인기가 뜨겁다. 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하루 만에 87억원어치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는가 하면 백화점에서도 러브콜을 받아 단독 매장을 열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11번가가 지난 1일 시작한 연중 최대 할인 행사 '그랜드 십일절'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제품은 로봇청소기였다.
국내 시장 1위로 꼽히는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업체 로보락의 신형 로봇청소기 'S8 프로 울트라'는 행사 첫날인 1일에만 87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달 5일까지 닷새간 누적 매출은 110억원을 돌파했다. 해당 제품은 앞서 지난 6월 홈쇼핑 CJ온스타일에서 4분 만에 2000대가 팔려 완판된 제품이기도 하다. 당시 주문액 3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11번가에서는 행사 기간 로봇 청소기 브랜드 '드리미'의 'L20 울트라' 역시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백화점업계에선 롯데백화점이 로봇 청소기 브랜드의 첫 상설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이달 7일 인천점에 로보락 공식 매장을 열기로 한 것. 올해 8월 인천점에서 연 로보락 팝업(임시) 매장이 2주간 4억원의 매출로 양호한 성과를 거둔 만큼 정식 매장으로 이어진 결과다. 부산본점에서도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드리미'의 장기 팝업 매장을 운영한다.
이진석 롯데백화점 일렉트로닉 디바이스팀 치프바이어는 “로봇 청소기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1위 브랜드인 로보락 공식 매장을 처음으로 열게 됐다"고 말했다.
건조기, 식기세척기와 함께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는 최신형 올인원(흡입+물걸레) 제품의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비싼 가격에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9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시장조사업체 GfK 집계 기준)이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3년 전(2019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많은 30대 고객이 지갑을 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30대가 가사 노동 피로을 덜어주는 가전 제품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 6월 CJ온스타일 로보락 S8 판매 방송의 구매 고객 절반 이상인 54%가 30대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중장년층이 주 고객인 일반 TV홈쇼핑 방송과는 확연하게 다른 추이"라며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프리미엄 신(新)가전에 대한 선호가 특히 높다"고 풀이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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