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최근 공개된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건전재정을 빙자한 긴축안’이라고 지적하며 “경기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기엔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고 상승기엔 축소해 균형을 잡는 게 재정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늘어난 예산은 정부가 동결 내지 감액한 기후변화 대응과 복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의 분야에 집중됐다. 경기도는 ‘기후 테크 기업지원’ 등 경기 RE100(사용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추진에 1018억원, ‘기후 대응 기금 신설’에 251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에도 954억원을 배정해 총 3조4000억원어치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경기도의 교통비 환급 정책인 ‘더 경기패스’에도 263억원을 편성했다. 핵심 복지정책인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에 총 200억원을 반영한다. 건설경기를 견인하기 위한 지방도 등 SOC 예산엔 4384억원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청년기본소득에 974억원을 투입한다.
도는 내년 지방세 수입이 올해 계획안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15조94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도는 이미 지난 8월 2023년 1차 추경안을 발표할 때 “올 연말까지 계획 대비 1조9000억원 이상 지방세 수입이 줄 것”이라고 했다.
2022년 15조7369억원이던 지방세가 올해 14조원대로 줄어들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1조원가량 많아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세정과 관계자는 “9·26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세수 감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부동산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고 내년 세수를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방세가 예상에 못 미치면 추후 감액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시·군에 내려가는 조정교부금도 자동으로 줄게 된다. 내년 예산안을 심사할 도의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희준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국·도비 사용 잔액을 정리한 순세계잉여금 6000억원과 각종 회계 기금을 통합 관리하는 재정안정화기금 2700억원을 투입하고, 각종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5000억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김대훈/윤상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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