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이상' 빠진 에스바이오메딕스. 단기간에 주가 급락을 맞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지만, 회사는 부단히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주가 반등을 꾀할 계기는 단 하나, 임상 성과라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필러를 판매하는 자회사를 통해 돈 버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다.
강세일 대표는 지난 7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원천 기술과 이에 따른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대표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중증하지허혈 세포치료제 관련 유의미한 성과가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전일 종가 7750원에 마감했다. 상장 준비 때까지만 해도 중소형 공모주 열풍과 바이오 업황 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공모가(1만8000원)를 희망밴드(1만6000~1만8000원) 최상단에 확정했지만, 주가는 불과 상장 6개월 만에 그야말로 추락했다. 금리 영향이 컸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는 제약·바이오주에 금리 상승은 악재다.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을 부추겨서다.
최근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단 기대감이 펴졌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실적이 여전히 뒷받침되지 않는 데다 그렇다 할 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중동 전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고조됐다.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전반적인 증시 부진도 주가를 짓눌렀다. 현재 에스바이오메딕스 주가는 공모가(1만8000원) 대비 57% 떨어진 상태다.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회사가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임상에서 계속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모두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공략한 신약이다. 특히 핵심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중증하지허혈을 타깃으로 한 각각의 세포치료제는 최근 임상에서 진척이 있었다. 지난 9월 말 회사 공동대표인 김동욱 박사(연세대학교 의대 교수 겸임)가 개발한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가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 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치료제는 국내 임상 1·2a상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임상은 올 초 시작됐으며, 임상 대상자 12명 가운데 저용량, 고용량 각각 3명을 대상으로 투여가 완료된 상태다. 강 대표는 "이번 임상(뇌 이식 성공)을 통해 안전성 부문은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빠르면 연말에서 내년 초 나머지 6명에 고용량 투약을 시작해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할 예정"이라며 "이른 시간 내 유의미한 중간 결과에 대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증하지허혈 치료제 관련 임상도 순항 중이다. 강 대표는 "중증하지허혈 세포치료제는 조만간 1·2a상에서 마지막(20번째) 환자에게 조만간 약 투여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미 중간 결과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최종 결과는 내년 2~3분기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현재로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회사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에선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는 게 문제다. 올 상반기 회사는 작년 상반기에 이어 또 별도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적자폭은 작년보다 확대됐다. 매출은 1억원 수준으로 이 기간 61%가량 줄었다. 다만 자회사인 에스테팜 실적까지 포함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전년 반기 대비 31% 늘었다.
당장은 부진하지만, 강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원천기술 기반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확신했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 임상이 진행된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 4개 가운데 2개가 에스바이오메딕스의 파킨슨병·척수손상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에스테팜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아닌 직접 필러를 제조하는 회사"라며 "한국과 유럽 판매 허가가 있고, 추가적으로 해외 다른 국가에서 조만간 허가가 나올 예정이다. 이중 태국, 베트남으로 연말쯤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내년 미용 성형 제품들을 출시해 에스테팜을 통해 단기적 매출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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