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두 달 남겨두고 재건축 수주전이 막판 불꽃을 튀기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 등 주요 지역 정비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연말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지속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 등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알짜 정비사업지를 잡으려는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같은 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을 마감한다. 기존 373가구를 헐고 지상 최고 49층짜리 총 57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처음엔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서울시가 한양아파트 재건축에 제동을 걸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공작아파트가 ‘여의도 1호 재건축’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차 입찰에선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대우건설이 단독 응찰했다.
수도권에선 최대 관심지인 경기 과천주공 10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남아 있다. 1984년 준공된 아파트로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 붙어 있다. 현재 용적률이 86%에 불과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이다. 14일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송파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4일 열린 총회에서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가락프라자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199 일대에 최고 34층 12개 동 1305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악재에도 GS건설이 482표를 받아 경쟁자인 현대엔지니어링(146표)을 눌렀다. 공사비 3.3㎡당 718만원을 내건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미분양 위험이 커지면서 건설사도 사업에 신중히 참여하는 모습이다. 6일 마감된 송파구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응찰했다. 현장 설명회엔 건설사 4곳이 참여했지만 포스코이앤씨만 참여해 결국 유찰됐다.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던 단지도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입찰을 중단시킨 이후 내년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정비계획이 변경된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시범은 조합 대신 사업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을 지정해 이미 정비구역 지정까지 마쳤다. 하지만 구체적인 건축계획이 나오는 건축심의 이후에 시공사를 고르겠다는 방침이다.
층수 상향 이슈는 없지만 1000가구 이상의 사업성 높은 단지도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도곡 개포한신, 송파구 잠실 우성·잠실 우성4차·가락삼익맨숀·가락 극동·대림가락 등이 대표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 도전할 수 있는 단지가 많아 올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박진우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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