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따라갔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경희대 교수가 과거 부적절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에 따르면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2019년 강의 도중 출산하지 않는 여성을 비난하거나 성폭력 가해자 발언에 동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동문회는 최 교수가 그해 9월19일 '서양철학의 기초' 강의에서 "아기를 낳기를 원하는 여학생들에게는 점수를 더 줘야겠다. 그게 정상적인 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같은 달 5일에는 최 교수가 "미투 당한 사람들의 말 중에 가해자가 말하길 '자식 같아서 그랬다. 예뻐서 그랬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이해가 된다. 나는 학부생들이 자식 같고 예쁘다"는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철학과 학생회는 재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수강생 대다수가 불쾌감을 느꼈다"고 전하며 최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최 교수는 "학생들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연구실에 찾아올 것을 권했고 학생회 임원들과 면담이 이뤄졌다. 당시 면담에 참석했던 전 경희대 철학과 학생회장 남우석(24)씨에 따르면 최 교수는 학생회 임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이후 강의에서도 수강생들에게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발언 내용에 대한 직접적 사과는 없었다는 게 남씨의 설명이다.
최 교수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문제제기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최 교수의 발언에 반발해 동문회가 학교 측에 파면 등 중징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경희대 측은 "지난 3일 철학과 동문회와의 면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인지했다"며 "동문회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는 대로 인사위원회에서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교수는 지난 3월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끌려간 게 아니다. 거기 가면 돈 많이 벌고 좋다고 해서 자발적으로 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작년 1학기 강의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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