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소비심리 위축 속 증권가 예상을 하회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된데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해외여행으로 명품 등 수요가 이탈하면서 백화점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이어진 매출 성장 기조도 꺾였다.
신세계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3.9% 감소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신세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1474억원을 10.6% 하회한 수치다.
3분기 매출은 1조4975억원으로 23.4% 줄었다. 순이익도 34.6% 감소한 6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부문별로 백화점 사업의 영업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광주·대구·대전 별도법인을 포함한 백화점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15.1% 감소했다. 물가 상승과 연동된 관리비, 판촉비 등 증가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3분기 매출은 6043억원으로 0.9% 감소했다. 올해 2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세가 멈춘 것. 단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은 1조85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를 비롯해 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등 연결 회사는 이익이 개선됐다.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매출이 49.1% 감소한 436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60.8% 뛴 13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낮춰 매출이 줄었지만 자유여행을 온 개별여행객(FIT) 비중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신세계센트럴시티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 10.2% 증가한 942억원, 249억원을 거뒀다.
가구 사업을 하는 신세계까사는 3분기 영업손실이 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영업손실 58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매출은 623억원으로 8.1% 줄었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5%, 75.1% 감소한 3158억원, 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호실적 기저효과와 일부 브랜드 계약 종료 등 여파가 반영된 결과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과 연결 회사들의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선전했다”며 “백화점 온·오프라인 혁신과 각사 핵심 경쟁력을 높여 4분기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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