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조 전 대법관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 9월 24일 퇴임한 지 45일 만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했으나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 처리됐다.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조 전 대법관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각급 법원을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대법관으로 임명됐고, 재임 당시 소수의견을 많이 내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렸다. 그는 2020년 3월 대법관에서 퇴임하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법조계에선 조 전 대법관에 대해 '원칙주의자'라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에선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다. 그는 대법관 재임 시절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심리에서 "양심의 자유가 병역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는 유죄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다만 1957년생인 그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되더라도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대법원장 임기 6년을 다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 퇴임 시기인 2027년 5월보다 한 달 뒤에 퇴임하게 된다.
조 전 대법관은 앞으로 인사청문회와 국회 표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후임자를 고르는 데 있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오래가면 안 되니 신경을 많이 썼다"며 "국회와 야당에서도 큰 문제 없이 (통과가)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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