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처음으로 한파특보가 한반도를 덮친 지난 7일 오전 9시께.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선 코트나 패딩을 껴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나선 사람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어제 날씨를 생각하고 가벼운 셔츠 하나 입고 나왔다가 집에 들어가서 패딩으로 바꿔 입었다"면서 "갑자기 여름에서 겨울로 바뀐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 주 사이에 여름에서 겨울로 계절이 뒤바뀐 상황. 7일 중부지방에 한파특보가 발령되면서 서울은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갔다. 이달 2일까지만 해도 낮 기온이 25.9도까지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 같았지만 불과 닷새 만에 초겨울 추위가 찾아온 셈이다.
날씨가 가을을 건너뛰고 바로 겨울로 접어들면서 저마다 옷장 깊숙이 넣어 둔 패딩 점퍼나 코트를 꺼내기 바빠졌다. 유통업계도 갑자기 외투를 찾는 이들이 늘자 발빠르게 겨울 신상품을 전면에 배치해 계절 특수를 노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지속된 늦더위로 가을·겨울 신상품 판매가 부진했지만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플리스, 패딩, 코트 등 외투 수요가 급증했다.
LF의 온라인몰 LF몰에서는 최근 한 주간(10월31일~11월6일) 겨울 외투 품목 매출은 전주 대비 약 20% 가까이 성장세를 보였다. 주로 퀼팅 재킷, 패딩 재킷, 경량 패딩 등 가벼운 겨울 제품 위주로 판매가 올랐다. 특히 LF 챔피온의 '패딩·헤비 아우터' 매출은 직전주 대비 400% 급증했다. 전년 대비로도 150% 신장했다. 군밤 모자로 불리는 방한용품 ‘바라클라바’(모자와 목도리를 결합한 디자인) 역시 전주보다 160% 더 팔려나갔다.
어그부츠(양털장화)도 인기다. 어그(UGG)의 국내 공식 판권을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달 어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7%나 신장했다. 일찍부터 어그를 장만해 놓으려는 수요로 풀이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겨울 전 미리 방한용품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많아서 지난달부터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최근까지 더위가 이어지면서 4분기 매출 하락을 우려했던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를 앞세워 쇼핑 행사를 열 수 있게 됐다. 백화점 업계는 통상 4분기 매출이 1년 중 가장 높다. 롯데그룹이 12일까지 진행하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통합 마케팅 행사 ‘레드페스티벌’을 비롯해 신세계그룹이 19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쓱데이’ 등은 판매 핵심 품목으로 겨울용 제품을 내세웠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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