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신제품을 출시한다. 롯데칠성이 맥주 신제품을 내놓는 건 2020년 ‘클라우드생드래프트’ 이후 3년 만이다. ‘클라우드’의 존재감이 극도로 약해지면서 맥주 시장에서 마이너로 전락한 롯데칠성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방어벽을 뚫고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칠성은 맥주 신제품 ‘크러시’(사진)를 이달 중순 내놓는다고 8일 발표했다. 신제품은 페일 라거 맥주다. 500mL 병과 20L 용량 생맥주 통 두 가지 형태로 나온다. 롯데칠성은 주점과 음식점 등 업소용 제품을 먼저 선보인 뒤 가정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은 크러시를 기존 국산 맥주와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크러시는 몰트 100% 맥주로, 분리 추출한 유럽 홉과 홉 버스팅 기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시원함과 청량함을 끌어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맥주병을 하단부와 상단부 사이 특별한 굴곡이 없는 ‘숄더리스’ 형태로 만든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9월 소주 ‘새로’를 선보인 지 1년 만에 맥주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제로(0)’ 설탕을 표방한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인 지난 4월 누적 판매 1억 병을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증권업계는 새로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 8.5%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한다. ‘처음처럼’을 포함한 롯데칠성의 올 3분기 소주시장 점유율은 21%로, 전년 동기(15%)와 비교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롯데칠성이 새로 돌풍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인 3조170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칠성은 크러시를 ‘맥주판 새로’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칠성은 새로 출시 전 기존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 브랜드를 활용하려다가 아예 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이에 따라 크러시도 제품명에서 클라우드를 빼고 로고에만 클라우드 브랜드를 거의 보이지 않도록 처리했다.
국산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로 양분돼 있다. 롯데칠성은 클라우드에 크러시를 더해 두 회사의 막강한 방어벽을 깨뜨리겠다는 각오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패키징 측면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3%까지 하락한 롯데칠성의 맥주 점유율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 맥주 열풍과 과열된 국산 맥주 경쟁은 넘어야 할 허들이다. 지난 1~8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총 3만6564t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다. 국산 맥주도 하이트진로가 4월 맥주 ‘켈리’를 선보이면서 경쟁이 격화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이는 크러시를 알리기 위해 젊은 세대가 반하게 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한경제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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