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이건희 유산' 소아암 치료 희망의 씨앗 됐다"

입력 2023-11-08 19:09   수정 2023-11-09 00:51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이겨낸 유리(가명·17)는 정기적으로 재발 예측을 목적으로 한 미세잔존암 골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용이 회당 100만원에 달하는 검사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유리는 큰 부담을 느꼈다. 버팀목이 된 건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다.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유리는 최근 7회 검사를 무상으로 받았다. 사업단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부한 유산 3000억원을 활용해 이 같은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8일 서울 연건동 의생명연구원에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회장을 기리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는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어린이 환자 지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재형 국회의원, 최영무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업단은 2021년 5월 이 회장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됐다. 2030년까지 10년간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사업단은 기부금을 소아암 1500억원, 소아희귀질환 600억원, 소아공동연구 등에 900억원을 배정했다. 현재까지 소아암 48건, 소아희귀질환 19건, 공동연구 109건 등 176건의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 전국 160개 의료기관과 의료진 1071명이 참여했다. 전체 진단 건수는 3984건이며 2336건의 치료가 진행됐다.

최영무 사장은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유지”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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