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삼성 가우스’엔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 첫 번째는 임직원 생산성 향상이다. 간단한 코딩, 이메일 작성 등 잡무를 가우스에 맡기면 임직원은 고차원적인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더 큰 그림은 기기에 적용되는 AI를 뜻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 공략에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에 자체 개발한 AI를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우스 AI의 기능은 언어 모델, 코드 모델, 이미지 모델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언어 모델은 이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의 업무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한다. 코드 모델의 대표 기능인 ‘코드아이’ 어시스턴트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쉽고 빠르게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삼성전자 SW 개발에 최적화한 기능이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과 그림 등 이미지를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 가우스는 연내 삼성전자에서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임직원에게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연초 챗GPT 등 생성형 AI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자 DX부문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주도로 자체 서비스 개발을 본격화했다.
첫 타자는 내년 1월 중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 S24’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S24 고객은 가우스 AI를 통해 기기를 제어하고 문장 요약, 문법 교정, 이미지 생성 등을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S24 사용자는 문자로 사물을 묘사하면 이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는 TV, 가전 등으로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제품 스스로 상황을 감지해 사용 패턴을 학습한 후 맞춤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with AI 솔루션’을 비스포크 가전제품에 적용해 글로벌 동시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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