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민주노총·한국노총이 포함된 연합교섭단은 “인원 감축은 결국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교섭이 막판까지 난항을 겪어 왔다. 공사가 ‘비용을 아끼려 시민 안전을 희생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올바른노조의 입장은 기존 노조와 다르다.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 이유로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건전성이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올바른노조 측은 전 정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을 자회사로 옮겨 회사 재정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말 기준 교통공사에는 민주노총 소속이 1만여 명, 한국노총 소속 2700여 명의 조합원이 속해 있다. 2021년 출범한 올바른노조의 조합원은 2000여 명으로 2노조를 위협할 정도로 세를 불렸다.
집회에선 기성 노조와 정치권을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한 것이 기존 직원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돌아오고, 반복되는 파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도) 위반’이 적발된 양대 노조를 겨냥해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불법적 임금, 초과수당을 타간 사례도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기존 노조 대신 MZ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사 노동이사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서울교통공사노조 소속 장기현 후보 대신 3위인 올바른노조 소속 조은호 후보를 지난달 말 노동이사로 임명한 바 있다.
올바른노조는 시민 안전을 위한 필수인력 확충에는 기존 노조와 입장을 같이하지만 시민의 출근길을 볼모로 한 파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올바른노조를 배제한 채 교섭권이 있는 1·2노조 연합교섭단은 이날 공사 측과 막판 교섭을 진행했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9일 첫차부터 운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대훈/이광식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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