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조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도 원칙론자로 정평이 날 정도로 법과 원칙이 바로 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력을 보여왔다”고 소개했다.
법원 내에서도 조 후보자를 두고 ‘엄격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가 많다. 판결에선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대법관 재임 시절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심리에서 “양심의 자유가 병역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며 유죄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법조계에선 한 달 넘도록 이어지는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연내 일단락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6일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뒤 안철상 선임대법관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권한대행은 후임 대법관에 대한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만큼 조 후보자가 올해 취임하지 못하면 대법관 인선에 차질이 빚어진다.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은 내년 1월 1일 임기를 마친다.
대통령실도 이 같은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속히 국회의 동의를 얻을 만한 보수 법관을 찾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다. 조 후보자는 2014년 대법관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후임자를 고르는데,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오래가면 안 되니 신경을 많이 썼다”며 “국회와 야당에서도 큰 문제 없이 (통과가)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설명대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부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인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진/오형주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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