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4강 경기가 오는 주말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먼저 11일에는 중국리그 LPL 내전이 펼쳐진다.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4번 시드 웨이보 게이밍(WBG)이 맞대결을 펼친다. 12일에는 국내 리그 LCK 2번 시드 T1이 LPL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단 4팀만이 살아남은 상황에서 롤드컵 결승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팬들 사이에서 ‘롤드컵 우승 징크스’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롤드컵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3회째를 맞는다. 기간이 오래된 만큼 우승 팀과 관련된 각종 징크스도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까지 단독 개최 기준 개최국에서 우승 팀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수많은 징크스 중 올해 4강 진출팀과 관련된 기록들을 살펴본다.
먼저 T1과 관련된 징크스다. 우선 가장 강력한 징크스로 홀수 해에는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팀이, 짝수 해에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팀이 우승한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로 이 기록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2013년 SKT T1(현재 T1)을 제외하고 유지 중이다. 그리고 올해 남은 4팀 중 검은색 유니폼은 T1이 유일하다. JDG는 남색 계열이며 BLG와 WBG는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 중이다.
또한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LPL 3번 시드'를 이긴 팀이 우승한다는 징크스도 T1에게 웃어준다. 2019년에는 LPL 펀 플러스 피닛(FPX)가 4강에서 IG(인빅터스 게이밍)을 꺾었고 2020년에는 LCK 담원 게이밍(DWG, 현재 디플러스 기아)이 결승에서 수닝 게이밍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LPL 에드워드 게이밍(EDG)이 8강에서 로열 네버 기브 업(RNG)을, 2022년에는 LCK의 DRX가 8강에서 EDG를 잡아냈다. 올해는 T1이 지난 5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8강 경기에서 LPL 3번 시드 리닝 게이밍(LNG)을 상대로 3 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개최국이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T1에게는 불리한 기록이다.
올해 라이엇 게임즈 주관 모든 대회 우승이라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JDG는 유리한 징크스와 불리한 징크스를 고루 가지고 있다. 우선 유리한 징크스는 같은 해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다전제에서 맞붙었던 팀과 롤드컵에서 다시 만날 경우 승리팀이 또 이긴다는 것이다. JDG는 올해 MSI 상위권 승자조 3라운드에서 T1을 만나 풀세트 접전 끝에 3 대 2로 승리한 바 있다. 실제로 BLG 역시 MSI에서 승리한 젠지 e스포츠를 8강에서 또 한 번 잡기도 했다. 또한 LCK 팀을 5전 3선승제 다전제에서 이기면 우승하거나 결승에 진출한다는 징크스도 JDG에 웃어준다. JDG는 8강에서 LCK 3번 시드 KT 롤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JDG에 불리한 징크스도 많다. 우선 지난 2015년 MSI가 출범한 이후 2016년을 제외하고 같은 해 MSI 우승 팀은 롤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이는 2017년부터 5년간 이어져온 강력한 징크스다. 또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롤드컵 직전 파워랭킹 1위를 기록한 선수는 우승에 실패했는데 올해 파워랭킹 1위는 JDG의 ‘룰러’ 박재혁이다.
한편 BLG는 ‘LPL 2번 시드는 롤드컵에서 부진하다’라는 징크스를 깼다. LPL 2번 시드는 2019년(RNG), 2021년(FPX), 2022년(탑 e스포츠, TES)에 3번이나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2020년에는 JDG가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BLG가 올해 4강에 진출하면서 이 같은 기록을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JDG와 함께 LCK 팀을 5전 3선승제 다전제에서 이기면 우승하거나 결승에 진출한다는 징크스도 BLG에게 해당한다.
WBG의 경우 크게 징크스에 해당하는 바가 없다. 다만 롤드컵 뮤직비디오에 주연 혹은 등장인물은 우승에 실패한다는 기록에 ‘더샤이’ 강승록이 해당한다. 하지만 해당 징크스는 이미 2021년에 ‘바이퍼’ 박도현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깨진 바 있다. 그만큼 WBG가 우승할 경우 모든 징크스를 넘는 이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