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내에서도 ‘학군 프리미엄’으로 유명한 도곡동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4억원 넘게 실거래 가격이 하락하는 등 하락세가 계속되며 집주인 사이에선 특수 거래라는 반응과 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현장에선 일부 특수 거래 사례가 있지만, 특정 단지를 제외하고 하락세가 있는 것은 사실이란 반응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쌍용예가 전용 107㎡는 이달 14억원에 중개 거래됐다. 단지는 같은 크기가 2021년 23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세가 계속됐는데, 지난 4월에는 19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후 지난 8월에 같은 크기가 다시 22억원에 거래되며 반등을 기록했는데, 이번에 비정상적인 하락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는 가격으로, 최근 가족 간 거래도 중개 거래 형식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주변 집주인들에게 큰 충격을 준 거래라 관련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 집주인들이 비정상적인 하락 거래에 놀란 것은 최근 주변 단지 하락세가 크기 때문이다. 인근 도곡렉슬의 경우, 최근 전용 114㎡가 35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7월 거래가(39억원) 대비 4억원 하락하며 충격을 줬다. 해당 크기는 2021년 당시 4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었는데, 지난 2월엔 2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후 반등세가 계속되다가 다시 하락 거래가 발생하자 벌써 반등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단지 옆 도곡삼성래미안 역시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단지 전용 122㎡는 지난달 28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9월 같은 크기가 32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4억원 이상 가격이 내린 셈이다. 호가 역시 최근 30억원대에 매물을 올렸던 일부 집주인이 28억원 이하로 가격을 내리면서 추가 하락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집주인 사이 우려는 더 커졌다.
현장에선 강남 고가 아파트 사이에서 계속됐던 상승세는 꺾였다는 반응이다. 도곡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같은 동네 안에서도 타워팰리스 같은 상징성 있는 단지는 여전히 상승 거래가 있지만, 다른 단지에선 최근 하락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며 “반등세가 꺾였다고 보는 것이 맞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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