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노란봉투법 통과에 반발…"거부권 행사 건의"

입력 2023-11-09 17:30   수정 2023-11-09 17:30



경제단체들은 9일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노사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제6단체는 오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란봉투법'을 규탄하고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노동조합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통해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개정안은 노동조합법상 다수의 형사처벌이 존재함에도 추상적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경총은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내기업들의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들의 직접투자에도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한편, 재검토도 요청했다. 경총은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과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이 땅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거부권을 행사해 주길 건의한다"고 했다.

또 "그동안 경영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가 수십년간 쌓아온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기업과 경제가 무너질 것임을 수차례 호소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법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노조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한 입장'을 내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개정안은 사용자 개념의 확대로 하청노조의 원청사업주에 대한 쟁의행위를 허용해 수많은 원·하청 관계로 이루어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며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해 파업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손해배상책임 개별화로 노조가 불법파업을 하더라도 사용자는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가 어렵게 돼 기업의 재산권 침해는 불가피하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 등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도 "(개정안은) 산업 현장의 근간과 질서를 흔들고 오랫동안 쌓아온 법률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해 국내 산업생태계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비판했다.

강 본부장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인 노동 경쟁력이 법 통과로 인해 더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커져 결과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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