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의 한 자치단체장이 미성년자와 부하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금되기 직전 잠적했다.
9일(현지시간) 칠레 비오비오주 검찰청 등에 따르면 비오비오 주도인 로스앙헬레스 경찰은 성적 학대와 강간, 낙태 유도 등 혐의로 법원의 구금 명령을 받은 후안 카를로스 레이나오 아라우카니아주 레나이코 시장(48)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레이나오 시장은 2006부터 2020년까지 전국 여러 곳에서 미성년자와 부하 직원 등 5명의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년자들의 경우 성폭행 피해 당시 학생이었으며, 레이나오 시장이 "장학금을 주겠다"는 미끼를 던지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혐의와 관련, 레이나오 시장은 지난 3일 법원의 예방적 구금 여부 결정을 위한 심리에 원격으로 출석했다. 이는 그의 요청에 따라 법원에서 허가한 조처다.
당시 재판부는 레이나오 시장의 구금을 결정하고 "2시간 이내에 교도소로 자진해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레이나오 시장은 이날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가 시정을 알리는 데 주로 사용한 SNS 계정도 돌연 삭제됐다.
검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관련 사실을 통지했고, 경찰과 함께 레이나오 시장의 동선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일주일 가까이 소재 확인에 실패했다.
현지 라디오방송 비오비오가 단독 입수한 녹음본에 따르면 레이나오 시장은 "저는 정의에 직면하기로 결정했다"며 "진실을 위해, 나를 존경하는 모든 사람과 가족을 위해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에게 내려진 예방적 구금 조치를 준수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낼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레이나오 시장(재선·무소속)은 2012년 12월부터 인구 1만여명의 레나이코 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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