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또래 여대생의 자취방에 여러 차례 무단침입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비좁은 창문 철창 사이로 몸을 구겨 넣고 들어가거나, 집 앞에 소변을 누고, 물건을 훔치는 등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전 동부경찰서는 절도 및 주거침입 혐의로 회사원인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7일부터 21일 사이 총 3차례에 걸쳐 여대생 B씨(22)가 혼자 거주하는 대전 동구의 한 원룸 방에 창문으로 무단으로 침입해 음료수나 립밤 등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범행은 B씨가 외출하고 돌아온 뒤 이상한 낌새를 느껴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면서 발각됐다.
CCTV에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A씨가 원룸 옆 에어컨 실외기를 발판 삼아 창문으로 접근해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B씨 창문 앞에서 소변을 누기도 했다.
B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낯선 남자가 제 원룸 창문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며 "화장실 변기 커버가 올라가 있었다. 내가 한 게 아니어서 소름 돋았다"고 털어놨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이 같은 사건 이후 B씨는 집에 혼자 머물 때도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거나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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