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양승민 작가는 7살에 처음 미술을 접했는데 “나는 어리고 세상에 대해 잘 모른다. 그림조차 20살도 채 되지 않는 인생 중에 10년 정도 그린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니까’라는 생각으로 배우며 생각 없이 하라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양승민 작가는 어느 순간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몰라 방황하며 작품 활동을 잠시 그만두었다. 그림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에 관심을 가지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했다. 쉬는 동안 이전 작품을 되돌아보며 창작의 중심에 항상 있었던 기쁨을 발견했다. 예술은 기술적 완벽함이 아니라 작가의 즐거움과 표현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정체성의 확립으로 더 이상 흉내 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작품에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 작가는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인 '뼈다귀'라는 오브제를 선택했는데, 이는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모티프가 되었다. 인체 해부학을 탐구하며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인 상징인 뼈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개발했다.
“나의 그림은 해골이 들어있다. 해골을 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가장 큰 주제는 평등이다. 해골은 그 사람이 부자이든 가난하든, 외모가 아름다운지 촌스러운지, 피부가 어둡든 하얗든, 어리든 늙었든, 여자든 남자든, 자본주의적이든 사회주의적이든 모두 신경 쓰지 않고 표현할 수 있기에 만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모두 서로 편을 갈라 서로를 갉아먹고 있는 이 시대에 평등은 평화를 위해서 모두가 지니고 있어야 할 가장 가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남들이 밟아온 길에서 벗어나겠다는 새로운 철학으로 작가는 자기 작품을 다듬기 시작했고, 기존의 작품에 더해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한때 뼈다귀라는 주제를 그리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었던 적도 있지만, 나만의 개성과 가치가 중요하다는 주변의 응원에 힘입어 작가의 묵묵히 길을 걸어오고 있다.
그러한 작가의 신념은 2023 전국 호수예술제에서 전체 대상인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더욱 확고해졌다. 양승민 작가의 목표는 개인의 범주를 초월한다. 그는 전국적인 호평을 받는 예술가가 되기를 열망하며, 이러한 열정은 창작 과정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넘치는 재능을 보여주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조용한 방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이야기, 손가락만이 아닌 영혼으로 그리는 이야기이다. 양승민 작가에게 ‘뼈다귀’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예술적 정체성의 발판이며, 이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쌓아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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