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는 것과 돌보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들이 잘하는 것은 아이를 보다가 아이가 울면 아이 엄마에게 알려주는 일이다. 그것은 돌봄도 육아도 아니다. 그저 보는 것이다. 아이가 울 때 우는 이유를 찾아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돌봄이다. 기저귀 문제인지,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 배가 고픈 것인지, 잠이 오는지 등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기저귀 문제라면 그것을 완벽하게 해결해야 한다. 아이가 배가 고프면 한손으로 안고 분유 냄새를 맡도록 해 주면서 다른 한손으로 젖병 뚜껑을 열고 따뜻한 물을 조금 넣은 뒤 계량된 분유를 넣어 다시 물을 채워서 뚜껑을 닫고 흔들어 아이 입에 물려주어야 한다.
아이는 배가 고플 때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죽을힘을 다해 울기 때문에 아이가 잠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찰나의 순간에 젖병을 입에 물려주어야 한다. 아이는 잠이 올까 말까 졸린 순간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가급적 단축해 빨리 꿈나라로 가도록 해줘야 한다. 육아의 길은 참으로 멀고 험하다.
요즘 육아는 24시간 육아다. 아이 엄마 혼자서 하는 육아를 ‘독박 육아’라고 한다. 예전에는 잠시 우물에 갈 때 아이를 기저귀로 기둥에 묶어두기도 했고, 주렁주렁 대식구나 이웃집에서 아이들을 공동으로 돌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24시간 돌봄을 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라고 신고당할 수도 있다. 아이 아빠의 공동 육아는 필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단지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1주일에 2시간만이라도 온전하게 돌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육아의 본질은 노동이다. 저출산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육아 노동을 분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것은 사회적 책임의 문제다. 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의 사회적 돌봄을 획기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탁아시설에 맡기고 찾아오는 노동도 적절하게 잘 분담해야 한다.
육아의 본질은 노동이지만 그 어떤 노동보다도 기쁨을 수반하는 노동이다. 아이를 잘 돌보는 육아 노동을 분담하면서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적 해결책을 더 많이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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