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인천 영종도의 CJ대한통운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 내 ‘오토스토어’. 입구에 들어서자 가로 77.7m, 세로 29m, 높이 5.3m의 큐브형 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16단으로 쌓은 7만6000개 바구니 위로 바퀴 달린 로봇 140대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로봇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된 물품을 찾아 큐브 아래로 보내자 작업자들이 상자에 담아 자동 포장 설비로 보냈다. 주문을 확인한 뒤 발송 준비까지 마치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로봇들이 출고하는 물량은 하루 1만 상자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 오토스토어를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12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센터 면적의 약 30%인 6264㎡를 증축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물품을 찾아 옮기는 것보다 보관 효율성은 4배, 출고 능력은 2.8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오토스토어는 초국경 e커머스(CBE)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초국경 e커머스는 직구(직접 구매)와 역(逆)직구, 제3국 발송 등으로 나뉜다. GDC는 이 중 3국 발송을 담당한다.
가령 국내 물류업체가 미국 온라인 쇼핑몰과 계약을 맺고 GDC에 물품을 보유하고 있다가 일본 소비자가 주문하면 보내주는 식이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로선 일본 소비자에게 물건을 직접 보내는 대신 일본과 가까운 한국에 물품을 쌓아뒀다가 배송하는 게 물류비와 배송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CJ대한통운 GDC의 주 고객사는 미국 건강식품 플랫폼인 아이허브다. 3만 종에 달하는 상품을 일본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호주 등 4개국에 발송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토스토어 가동을 계기로 CBE 물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물류 조사업체 트랜스포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CBE 물류 시장 규모는 2021년 97조원에서 2026년 178조원으로 5년 동안 83.5% 커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아이허브와 손잡고 중동에도 GDC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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