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1월 11일자 A2면 참조
오마카세 스타일의 일식점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한때 예약을 가려 받을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냉각, 일본 여행 활성화 등의 요인으로 이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격을 대폭 낮춰 손님 끌기에 나선 곳도 많다. 서울 삼성동의 한 일식당은 하반기 들어 오마카세 디너 가격을 종전 18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래마을의 또 다른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도 몇 달 전부터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10~30% 할인한 가격으로 코스를 운영 중이다.
‘콜키지 프리’를 내건 스시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마진율이 높은 주류 판매를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손님을 받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젊은 식도락가들이 지갑을 꽉 닫으면서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통계청과 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연령별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액에 따르면 지난 2분기 20대 이하의 식료품비(농·축·수산물+가공식품+외식) 지출액은 50만24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30대 또한 같은 기간에 지출을 1.0% 줄였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외식 메뉴 가격이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 건수는 더 많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급 엔저로 인한 일본 여행 대호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논현동에서 10년 이상 파인다이닝을 운영해온 한 오너 셰프는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려면 좋은 식자재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식기류까지 최고급으로 세팅해야 한다”며 “불황이 찾아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경제/한명현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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